<꽃도령 유랑단> 사극의 새로운 무대, 저잣거리에서 한판 걸쭉하게 놀아봅시다! 조선에 왕이 있기 이전에 백성들이 있었고, 백성들의 삶은 저잣거리에 있었다. 저고리며 치마가 하늘하늘 걸려 있는 포목점, 글자깨나 읽는다는 선비들의 핫플레이스 세책방을 지나, 봇짐장수들이 너도나도 물건을 펼쳐놓은 난전과 북적북적 조용할 새가 없는 주막……. 왕이 잠행에 나설 때나 비춰지던 저잣거리가, 이번에는 이야기의 주무대가 된다. 궐 안만이 불꽃이 튀는 정치투쟁의 장이 아니다. 진짜 투쟁은 바로 여기, 저잣거리 한복판에서 펼쳐진다. 공주를 적대 세력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폐비와 가문의 권력을 위해 공주의 부마가 되기를 서슴지 않는 왕의 개, 공유. 왕의 개 측은 공주를 폐비 측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도리어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 저잣거리에 공주를 숨긴다. 그리고 그 마저도 폐비 세력의 밀정에 노출이 될까 하여, 화려한 놀이판을 벌여 시선을 분산시키는데!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저잣거리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과 우리민족하면 빼놓을 수 없는 흥과 가락. 민초(民草)에 의해 만들어져 서로가 서로의 고달픈 삶을 위로하며 즐겼던 놀이, 그 끝자락에 있는 마당놀이극을 통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우리 시대 ‘진정한 위로’의 의미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