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정권과 소통 없는 최고 권력자, 무능한 야당까지 가세하면서 국민들은 힘들고 도탄에 빠졌다. 정치적 부패 스캔들은 끝이 없고 지친 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틈타 그들은 영구집권을 꿈꾸며 쉽게 정권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국가는 권력자들의 것이고 국민들은 그들의 배를 불리는 수단일 뿐.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누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홍길동이든 이순신이든 영웅을 기다렸고 그것이 설령 옳지 못한 방법이라 하여도 이 나라를 사유화하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파렴치한 세력에 응징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우리 모두를 속 시원하게 할 이야기가 시작된다.사회가 정의롭지 못하고 기형적이면 수많은 괴물이 태어난다. 괴물들에 의해서 기형적으로 비틀어진 조직이 출현하게 되고 그 조직에 기생하는 수많은 괴물이 다시 태어나는 반복적인 악화. 그리고 결국은 괴물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더 무섭고 잔인한 악마가 탄생하게 마련이다. 이 이야기는 그렇게 해서 태어난 인간의 탈을 쓴 끔찍하고 두려운 괴물들과 한 악마의 이야기이다.
<유관순 1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유관순의 위인전을 읽었지만 성인이 된 후엔 그녀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녀가 ‘애국투사의 신화’ 앞에서 인간의 냄새를 빼앗겼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소녀가 얼결에 태극기를 들고 나섰다가 옥살이를 하고 죽는다. 그렇게 열사가 탄생해서 교과서에 실린다. 위대하고 강하고 신념으로 가득한 소녀, 정말 그랬을까? 소녀는 처음부터 그렇게 강인한 인간으로 태어났을까? 붉은 핏방울처럼 떨어지는 한련화 꽃잎처럼 범접할 수 없는 신념과 애국의 상징이 된 유관순! 우리는 이제까지 유관순의 애국심과 저항정신을 위인전이나 교과서 속에서 수도 없이 배워왔다. 하지만 그녀가 왜 나라의 미래를 고민했는지, 왜 그녀가 직접 나서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그녀는 태생부터 독립투사이자 위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망설임과 두려움이 없는, 고뇌가 없는 애국 소녀는 범인(凡人)들이 접근할 수 없는 신화가 되었다. 유관순은 인간이다. 그녀는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사랑했고, 그녀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끝까지 살아 남고 싶었던 사람, 애국열사이기 이전에 인간이고 싶었했던 그녀, '유관순'을 만난다.
<한련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름, 유관순. 하지만 이제까지 그 누구도 몰랐던 ‘인간’ 유관순이 지금 여기에 있다. 한련화. 마른 땅에 피어나는 연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트로이 전사들이 흘린 피에서 자라난다는 전설을 가진 꽃. 팍팍한 땅을 뚫고 나와 핏방울같이 작고 빨간 꽃을 맺는 이 꽃의 꽃말은, 애국이다. 1919년 3월 1일, 경성에는 일본제국주의로부터의 독립을 염원하는 만세소리가 울려 퍼지고, 한 소녀가 감옥에 갇혀 모진 고문을 받고도 끝까지 저항하다 숨을 거둔다. 유관순, 그녀의 이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기억하는 독립투사의 ‘신화’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인간’ 유관순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제 유관순을 독립투사가 아닌 인간이자 여인으로 생각하려 한다. 표정 없이 앉아있는 그녀의 초상화에 삶을 불어넣으려 한다. 손끝이 아리면 소리를 지르고, 내일의 고통을 상상하면 두려움을 느끼고, 배가 고프면 뜨끈한 밥을 상상하고, 속이 뒤틀리면 욕을 내뱉을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하려 한다. 아련한 첫사랑에 눈물을 흘리고, 봄날의 햇살과 꽃내음을 즐길 줄 아는 ‘여인’이자 ‘소녀’로 떠올려 보고자 한다. 신화를 벗은 그녀를 만나면, 살이 터지고 뼈가 뒤틀리는 고된 아픔 속에서도 힘겹고 외로운 싸움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슴 속에 담긴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두려움을 마주대하는 그녀의 처절한 용기에 공감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척박한 감방 속에서 죽어 나가지 않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했던 그녀의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게 될 것이다. 못다 한 사랑, 조선과 조선의 사람들을 너무나 사랑했던 여인, 유관순을 ‘한련화’를 통해 만나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