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궁에 갇힌 공주> 풋풋한 열일곱 시절. 왕의 딸인 연화궁주는 궁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왕권이 약해지고 신변의 위협이 느껴진 부왕은 궁주에게 사촌오빠와의 정략혼을 강행하지만 왕자의 정실도 아닌 후처로 가야 하는 운명에 처해지고 궁주는 부왕과 남동생을 살리기 위해 원하지 않은 정략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혼인은 인질에 가까운데..... [미리보기] “내가 어찌 너의 오라비더냐. 지금 너의 본분을 잊었단 말이냐? 이제 난 너의 오라버니가 아니다. 너와 나는 오늘 혼인하지 않았더냐?” “서방님! 아니 왕자님 송구하옵니다.” “이제야 너의 분수를 알겠느냐?” “네, 왕자님!” “네가 잊은 게 한 가지 더 있다. 겉으로 보기엔 네가 나의 후처지만 넌 나의 인질이다. 명목상 너를 나의 후처로 보냈지만 사실 너의 아비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 남동생을 살리기 위해 널 인질로 보냈단 말이다. 그건 알고 있느냐?” 그녀가 몸을 떨면서 대답하지 못하자 예림공은 갑자기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으며 말했다. “네 분수는 네가 알라는 뜻이다. 괜스레 왕의 딸이네 하고 함부로 거드름 피우지 말고. 그리고 너는 나의 정실부인으로 들어온 게 아니라 후처로 들어왔으니 그에 대한 대우는 마땅히 해주어야지. 실질적으로 인질이고 후처니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야지 안 그러냐?” “알겠사옵니다. 왕자님!” “네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너의 아비와 남동생의 목숨이 달려 있느니라. 그러고 보면 네 아비도 참 불쌍하다. 얼마나 불안했으면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을 이렇게 인질로 보내다니.” “왕자님, 그게 무슨 말씀이옵니까?” “너의 아비는 나란 인간을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오늘 밤 나란 놈에 대해서 또다시 상기시켜 주어야겠구나.” “너 또한 나에 대해 모르지 않느냐?” “그렇긴 하옵니다.” “그렇다면 알게 해주어야지.” “왕자님!” “명령이다.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저고리부터 벗도록 해라. 전부 다 벗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