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의 형인 윤태하와 동생 태민의 전 여자친구였던 차은진이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그리고 그 만남은 아주 미미한 확률일 것 같은, 평범할 것 같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두 사람의 은밀한 연애가 시작되었다.과연 두 사람은 완벽한 왈츠를 출 수 있을까…….<본문 중에서>“저 술 센데. 그날 봐서 알잖아요.”문득 그날이 떠올라 은진은 얼른 한 잔을 들이켰다. 지금 생각해도 낯부끄러운 일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남자에게 알몸을 보였으니까. 그녀는 슬그머니 시선을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찌릿. 팍팍!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쳤다. 그도 그날을 떠올리는지 눈빛이 빛을 발했다. 그 눈빛이 야릇하고 오묘했다. 그의 시선을 마주 응시하던 은진은 살짝 시선을 비켜 속눈썹으로 차단해 버렸다.“캬아. 맛있다.”“뭐라고요? 맛있다고요? 차은진 씨, 이제 보니 완전 술꾼이군요.”태하도 쿡, 웃으며 한 잔을 마셨다. 근데 그가 마신 술은 쌉싸름했다. 달기는커녕 뒷맛이 쓴 게 영 마땅찮았다. 그는 다시 그녀의 잔을 채워 주고는 물끄러미 그녀를 응시했다. 두 뺨이 발그레했다. 그는 발그레한 볼에 입술을 대보고 싶을 만큼 강한 충동에 휩싸였다.‘탐난다는 게 이런 건가.’불쑥 불순한 생각이 스멀스멀 머릿속을 비집고 나와 입새를 가르고 나왔다.“차은진 씨, 저번에 내가 하려던 제의, 기억합니까?”“네.”“그때 말 못한 제의, 지금 해도 되겠습니까?”“…….”화등잔만 하게 커진 눈으로 은진은 그를 직시했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얼음 인형, 엠마. 시리고 차가운 상처를 안고 사는 그녀 앞에 한 남자가 뜨겁게 들이대며 그녀의 본능을 끄집어낸다. 그녀 안의 얼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도록. 「이 남자, 거부할 수가 없어.」 그녀의 투자자로 다가선 이준. 뜨거운 정열을 얼음으로 차갑게 포장한 그녀의 가면을 조금씩 조금씩 녹이다. 「넌 내 여자야, 어떤 남자도 너를 가질 수 없어.」 -본문 중에서- “놀라기는. 난 네가 탐이 나. 정말 이상하지? 나도 이런 내가 수습이 안 돼. 밤잠을 설칠 정도이니.” 그의 솔직한 속내에 엠마는 할 말을 잃었다. “…….” “나 미친놈 같지? 너를 보자마자 욕정부터 품었으니. 나를 마음껏 욕해도 좋아. 그 정도로 네가 탐나니까.” “당신은 내게 투자를 해주는 대신 그 보답으로 나는 당신의 욕정을 풀 도구가 되라는 것이군요.” “비약이 심하군.” “그럼 뭐죠? 예쁜 옷을 입혀 준 다음에 나랑 인형 놀이를 하자는 게 아니고 대체 뭐란 말인가요?” 자존심에 금이 갔다. 그런 엠마의 입매가 딱딱하게 굳어졌다. “안 되나, 인형 놀이?” “그 인형 놀이를 왜 나와 해야 하는 거죠?” “당신에게 끌려. 나도 모르게.” “…….” 한참이 지나서 준은 시인했다. “당신의 선택은?”[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독고신, 그는 나쁜 남자였다. 그러나 순수한 영혼을 지닌 정열적인 꽃 재서와의 만남과 이별을 거쳐 그 안에 사랑으로 담았다. <본문 중에서> “이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쿨하자고. 남녀가 만났다가 헤어지는데 모두 너 같이 찾아와서 따지고 든다면 어느 남자가 연애하고 싶겠어, 안 그래? 그러니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라고.” 그가 얄미웠다. 잘생긴 얼굴도, 조롱하는 저 입도. 참을 수 없었던 재서의 손이 그의 뺨을 세게 때렸다. 그러고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네요, 똥 밟았네요. 내가.” 재서는 이 공간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가 보이지 않는 곳이면 될 것 같은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재서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움직이지 않으려는 다리에 힘을 주어 현관으로 걸어가 문고리를 잡았을 때였다. “그동안 고마웠다.” 어느새 뒤따라온 그의 깐죽대는 목소리에 재서는 문고리를 잡은 채 휙 뒤돌아섰다. “나쁜 새끼!” 잇새로 낮게 내뱉으며 재서는 그의 뺨을 후려쳤다. 찰싹. 방 안으로 퍼져 나간 소리와 함께 재서는 미련 없다는 듯 뒤돌아서 나와 버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구색을 맞추듯 어느새 밖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재서는 어두운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혀 비에 흠뻑 젖어들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어느 날 지윤과 재진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이별, 그리고 십 년 뒤의 뜻밖의 재회. 재회와 함께 맞닥뜨린 사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차츰 밝혀지는 음모와 비리들. 더불어 지윤과 재진이 공유하고 있는 아픔과 그리움, 깊은 사랑. 그래도 사랑한다면 이해 못할 것도, 용서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걸 지윤과 재진의 사랑을 통해 느껴 보시기를……. -본문 중에서ㅡ “지금 질투하는 거지?” “흥, 질투는 개뿔. 아니거든, 네가 늦게 온 이유를 물으니까 난 대답한 것뿐이야.” 속내를 들킨 것 같아 지윤은 아니라는 듯 시치미를 떼며 턱을 치켜들었다. “오, 그러셔. 그런데 어떡하나? 내가 보기엔 이건 분명 질투 같은데, 정말 아니야? 아님 말고. 하하하.” 재진이 놀리듯 말하며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지윤도 덩달아 환하게 웃었다. “클럽 책임자로서 정진희 씨를 병문안 가야만 했었어. 그때 정 의원을 만나게 되었고, 아버지 주선으로 원치 않는 선도 봤었지. 그걸 빌미로 오늘 그들이 내 병문안을 온 것이고, 그게 다야.” 지윤은 재진이 정말 아무 의미도 없다는 듯 얘기하자 팔짱을 풀며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뭐? 그게 다라고? 서로 병문안을 오고가고 거기다 맞선까지 봤는데 어떻게 그게 다 일 수 있어? 난 이해가 안 돼.” 지윤이 샐쭉한 표정으로 질투한다. 재진은 슬그머니 입술을 뚫고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지금 지윤이 질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마냥 예뻐서 재진은 그녀를 약 올리듯 무덤덤하게 말했다. “응, 그게 다야. 그럼 넌 뭐가 더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음, 그럴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 얼핏 내 감각 스위치를 터치하고 지나가는 걸로 봐서는, 이제 너 보러 안 와도 되겠네. 너 병문안 와 줄 여자도 있으니까. 나, 갈게. 몸조리 잘해.” 지윤은 아주 담백한 표정으로 등을 돌렸다. “이지윤! 네가 이 병실에서 한 발자국 떼는 순간, 내가 하는 행동 책임 못 진다. 그것만 알아둬. 시범 삼아 한 발자국 떼보시든가.” 너무도 진지한 표정과 재진의 그럴싸한 작은 협박에 지윤의 입술 사이로 쿡쿡 웃음이 새어 나왔다. “흥, 그런다고 내가 겁먹을 줄 알고. 아이, 궁금해. 강재진이 책임 못질 어떤 행동을 할지 말이야, 후훗.” 지윤의 깜직한 도발에 가만있을 재진이 아니었다. 재진은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지윤을 번쩍 안아 들어 침대에 눕혔다. “아앗!” 재진은 위에서 지윤을 내려다보며 달콤하고도 관능적인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날 도발했겠다. 이지윤, 책임져야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