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신내림을 받게 된 엄마. 졸지에 무당의 딸이 된 은채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보여선 안 될 존재와 말하지 못하는 존재들이 그녀의 꿈속에 나타나 함께 대화를 나눈다는 것. 그러한 '특별함'으로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은채에게 버섯농장 쌍둥이 남매 예서와 예경은 유일한 친구였다. 결코 변하지 않을 줄 알았던……. 하지만 서울에서 전학 온 현우의 존재로 인해 모든 것이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시작하고…… - 똑딱 똑딱 똑딱. 그 짧았던 순간, 그 애는 우산도 없이 번개라도 맞았던 걸까. 그때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한순간에 알아차렸다. 그 애는 나와 같은 부류라는 걸. - 열아홉이 되려던 우리들의 머리 위로 폭설이 내리던 날, 블랙이 죽고 현우가 그 앞에 무릎을 꿇던 날, 나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다. 내가 정신을 차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는 잠옷 바람으로 신방 앞에 서 있었다. “은채, 너는 들꽃이야. 깊은 산 속에서 꽃을 피우고 마는 들꽃. 누가 들여다봐 주지 않아도 너는 할 일이 있어. 네 꽃을 피우는 일, 그 일을 해야 해.” ‘이제껏 이런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없어. 풍선처럼 가볍던 마음에 무언가 들어차고 있어. 메말라 있던 연못에 비가 내린 것처럼 내 마음은 점점 촉촉해지고 무거워지고 깊어지고 있어. 농도 짙은 무언가가 황금물고기처럼 흘러 다녀. 마침내는 수면을 박차고 튀어오를 것 같아.’
<미스테리 쇼퍼의 위장취업 이야기> 판매업체나 업소 등을 방문해 고객인 척 위장하여, 물건이나 업소에 대한 평가를 하는 그들. 그들이 바로 미스테리 쇼퍼다. 누군가에겐 보다 더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절실히 필요한 존재, 또 누군가에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암적인 존재다. 누구나 겪지 못하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꼭 문제는 흔한 곳에서 일어난다. 자기가 있는 곳이 머나먼 미래나 판타지세계가 아닌 이상엔 말이다. 그렇다는 건 충분히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내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위장취업요원이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았는가? 아마 각자의 반응은 미묘하게 다를 것이다. 신고하거나, 모른 체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이로 인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촉즉발, 손대면 곧 터질지 모르는 청춘> 여기에 사내연애 로맨스까지 더한다면 그 아슬아슬함은 분명 더해질 것이다. 비밀을 간직한 여주인공 사이에서 뒤엉킨 감정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 뒤늦게 찾아온 청춘에 대한 단상에 대해 다룬 이야기는 흔했지만, 단지 미스테리쇼퍼라는 사실이 흔치 않을 뿐이다. 그래서 더욱 새롭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미스테리 쇼퍼의 보조였던 여주인공이 대기업 홈쇼핑 회사로 위장취업을 하게 된다. 처음엔 대기업의 암세포 같은 존재로 그들의 영향력을 좀먹으려 했으나, 이상하게 일하면 할수록 더욱 더 애사심과 사명심만 더욱 커져간다. 새로운 꿈이 생겨버리는 여주인공은 자신의 진짜 직업과 위장 직업 사이에서 고민하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