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 『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 는 실재와 실재에서 파생된 언어들 사이의 왜곡을 정밀하게 포착해낸다. 뉴스 앞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시선들의 모호한 일상을 가차없이 휘저어 놓는 정지윤의 시어들과 나규환의 드로잉은 완벽하게 겹을 이룬다. 편파의 극단에 맞서 매 순간의 진실한 심상들을 소환하는 두 사람의 콜라보는 역동적이면서 유쾌하다. 강하고 빠른 선과 밝은 색들이 편견으로 은폐된 진실을 ‘지금 이곳 실감’으로 되살려 놓는다. 문자와 이미지들은 여백을 공유하며 자유자재로 공명한다. ‘해고 통지서’도 ‘입이 없는 루저’도 이 공명의 자장에 들어와 함께 춤춘다. 뜨거운 현실 속의 이슈들을 정지윤의 언어가 집요하게 쫓는 동안 말없이 완성된 나규환의 형상들은 온몸이 멍든 이들을 쫓아 주파수를 맞춰낸다. 드로잉 시집의 모든 주인공들은 권력이 조준하고 퍼붓는 ‘뉴스’들의 아픈 상처를 침묵으로 받아 안거나 쓸쓸한 서로의 등을 응시하며 오늘을 함께 버텨간다. 이 ‘버팀’이야말로 편파적으로 변한 세계를 바로잡는 눈부신 두 사람의 춤이자 공명의 축이다. 제22회 전태일문학상과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로서 정체성을 갖는 정지윤의 시와 나규환의 드로잉 콜라보는 사회구조와 시스템의 안팎에서 강제로 밀려나가는 기억들과 상처입은 당사자들을 초광각의 앵글로 분명하게 끌어안는다. 『나는 뉴스보다 더 편파적이다』를 통해 독자들은 구체적으로 표현된 진실의 생기와 영감이 가득한 상상력을 함께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끝 아파트에서 유령을 만나는 법> 증강현실이 간판과 길거리 공연, 실시간 뉴스까지 눈앞에 바로 제공해주는 확장현실로 발달한 근미래 서울. 확장현실에 접속하려면 ‘텐서칩’을 부착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 텐서칩과 확장현실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보호구역’이라고 지정된 특수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 소설은 ‘보호구역’ 중 하나인 베니스힐 아파트에 사는 십대 소년 ‘요한’과 그 과외선생 ‘쌤’의 이야기다. 요한은 절친해진 과외선생님에게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친구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친구가 세상을 떠나기 전 요한에게 이 아파트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암시를 했다는 것이다. 명문대 출신인 쌤은 비상한 두뇌를 이용해 요한과 함께 친구를 죽인 ‘진짜 범인’을 찾고자 하는데…. 베니스힐 아파트의 사람들은 왜 확장현실을 거부했을까? 친구는 진정 어떤 일에 휘말린 걸까? 그리고 쌤은 대체 왜 요한을 도와주는 걸까? 이 모든 의문과 음모가 전개에 따라 서서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