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런 검은 머리카락은 눈처럼 하얗고 맑은 얼굴과 팔에 아무렇게나 내려져 있었으며 오뚝하고도 앙증맞은 코, 그리고 피를 머금은 듯한 붉은 입술은 너무나 애처롭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횃불에 그녀의 신비스러운 투명한 보랏빛 눈동자가 비치지 않을 때 이야기였다. 아른거리는 붉은 불빛 속에서 그녀의 아름답다 못해 마력적인 눈동자가 드러나자 그곳에 있는 모...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같은 여자, 혜연.힘든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소금 같은 여자 혜연.오로지 하나, 바이올린만을 욕심내었던 그녀에게 닥친 폭풍 같은 사랑.그 사랑을 잃은 순간, 그녀는 암흑 속으로 떨어져 버리고 마는데...세상에 아무런 재미도, 흥미도 없었던 남자, 재혁첼로조차 그에겐 유희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