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로 평생을 짊어져야 할 저주에 걸린 암롯사의 왕자 아킨토스…. 잔인한 운명과 끝없는 시련 속에서 희망과 구원을 찾아내는 소년의 이야기.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형을 향한 질투, 자신 때문에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소년기를 보내던 아킨토스. 결국 다니던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로멜로 세 번째 전학을 오게 된다. 그리고 그곳 로멜에서, 아킨토스는 대마법사 컬린의 제자인 롤레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며 차츰 자신만의 미래를 꿈꾸게 된다. 그러나 희망을 가지는 것도 잠시, 그는 대마법사 컬린의 제자들의 싸움과 로메르드 왕가의 내란에 휩싸이게 된다.
검은 공허와 붉은 집착. 혼란한 명종 말기, 한양과 개성의 그늘 속에서 한과 슬픔과 공포에 얼어붙어 영원을 사는 자들. 죽고자 하여 살아난 자들. 살아 있으나 죽었으니 귀신이요, 귀신이나 살아있는 자들의 이야기. “난…….” “죽고 싶었다.” “그런데 그만큼 살고 싶어서 귀신이 된 거다. 그리 귀신이 되어 대가를 치르는 거지. 산 채로 구천을 떠돌며, 산 자의 피를 삼키고 죽은 자의 혼령이 저승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그렇게.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을 찾아다니며, 내 산 자였던 시절의 기억을 더듬지. 내 아들, 내 죽음.” “그 모든 업이 나를 여기까지 몰아세운 지금, 마치 술을 마시고 날개를 얻은 듯 착각하듯 이렇게 사람이 되어 다시 그 슬픔을 느끼지. 내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무엇에 갇힌 건지. 그리고… 죽고 싶지. 그런데 그래서 나는 이리 귀신으로 되살아난다.” 무엇을 원하든 그 모든 것이 다 공허고 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