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 부인이 되어야 할 여인, 죽음을 맞이하다 현 세자가 없다면 조선의 세자가 될 수 있는 남자의 곁엔 한 여자가 있었다. 유한 대군 부인 한 씨. 조선 세도가의 고명딸이었고 그녀의 아버지 좌의정 한치규는 여식을 왕가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해 인생을 바쳤다. 그렇게 그들의 생은 탄탄대로일 것만 같았지만, 천연두. 그 병으로 인해 모든 것은 어그러지고야 말았다. “하물며 혜경이와 대군마마는 아직 서로 얼굴을 보지 못했느니라. 초간, 재간, 삼간에 걸쳐 간택된 자리에서도 전하와 중전마마께서도 멀찍이서 혜경이를 몇 번 본 게 다지. 허니 구중궁궐 그 커다란 왕실에서 대체 누가 너를 알아보겠느냐? 나를 믿어라.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뒷일은 내가 책임져주마.” 한순간에 목숨을 잃은 딸이었건만, 딸아이의 죽음보다 목숨 바쳐 쌓은 권력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 그런 그에게 시전에서 눈에 띈 혜경과 같은 모습의 여인이었다. 기생으로 팔려간 그녀를 구제해주었고, 결국 치규는 소희에게 말한다. 자신의 여식 혜경이 되어, 유한 대군을 유혹하라고. 조선을 뒤집은 두 남녀의 야릇한 로맨스 <궁중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