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나온 여자> 소설가이자 언론인 양선희 단편소설 작품집 『이대 나온 여자』는 현직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양선희 작가가 등단 10주년을 자축해 내는 작품집이다. 여성 작가로서는 드물게 「여류(余流) 삼국지」, 「적우(敵友):한비자와 진시황」 등 중국 고대 전쟁 시기의 역사와 병법과 전략전술이 어우러진 선 굵은 소설을 많이 발표한 작가가 그려낸 현대 우리 사회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다. 그동안 문예지 등을 통해 발표했거나 미발표한 단편 작품들로 글로벌 외환위기를 전후로 했던 21세기 초입 가장 역동적 시기였던 2010년을 전후해 쓰인 다섯 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이대 나온 여자, 학벌이라는 허울에 갇혀 자신에게 닥친 불운 앞에서 숨어들기 바빴던 주인공. 옛 지주의 딸이 이 시대에 던지는 의문. 아빠 없이 태어난 비혼모의 딸, 동성애 아빠의 자녀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서 벤처투자로 스타가 되고 파생상품에서 몰락한 스타펀드매니저... 각자의 굴레를 갖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 속에서 스스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품> 『余流(여류) 삼국지』 (메디치미디어) 『적우(敵友): 한비자와 진시황』 (나남) 『카페만우절』 (나남) 『시간의 이별』 (구 ‘5월의 파리를 사랑해’, 독서일가) <인문교양서> 『군주의 남자들』(나남) 『21세기 군주론』(독서일가) 『양선희 대기자의 글맛 나는 글쓰기』(독서일가) 『합법적 불공정 사회』(독서일가)
<시간의 이별> “그리운 건 사람이 아니라 그 시절 우리들의 시간이다.” “흘러간 시간이 바꾸어 버린 사람과 관계는 돌아오지 않는다.” 1980년대. 시절은 불온했지만 그래도 청춘은 싱그러웠다. 그때 그걸 느끼지 못했을 뿐. 격앙돼 있던 그 시절에 눌려 있었고, 미래는 두꺼운 장막에 가려진 듯 답답했다. ‘그저 청춘을 즐기며 세월의 흐름에 몸을 실었어도 어차피 지금의 나로 살 것을……’ 나는 범륜사로 간다. 아버지 기일을 즈음한 이 무렵엔 늘 아버지 위폐를 모신 그 절에 들러 내가 아는 모든 위폐들에 한 번씩 절을 하고 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가 지금 내 나이 즈음. 그때는 아버지가 그렇게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지 몰랐다. 젊었던 나는 나이를 이렇게 빨리 먹는지 몰랐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떠난 사람을 기준으로 내 나이를 계산하게 된다. 해가 바뀔 때마다 나는 계산을 한다. 그들보다 내가 몇 년을 더 살고 있는지. 지금 나는 그 싱그럽고도 불온했던 시절을 함께 났던 친구들보다 10년 넘게 더 살고 있다. 그렇게 떠난 사람들은 잊히고, 내겐 시간만이 남았다. <작품> 『여류 삼국지』(메디치미디어) 『적우(敵友): 한비자와 진시황』(나남) 『카페만우절』(나남) <인문교양서> 『군주의 남자들』(나남) 『21세기 군주론』(독서일가) 『양선희 대기자의 글맛 나는 글쓰기』(독서일가) 『합법적 불공정 사회』(독서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