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미래. 전쟁 후 형성된 도시국가 ‘울란’의 지도자들은 통제 가능한 노동력인 ‘제조인간’을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 처음 일자리를 얻게 된 제조인간 그리고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보안국 팀장. 사막 한복판으로 파견을 나간 감독관까지, 도시를 살아가는 이 세 노동자의 이야기. 1부 : 제조인간 32506번은 첫 일자리를 배정 받는다. 공장으로 향하는 다른 제조인간들과 다르게 어느 노인이 살고 있는 창고로 가게 된다. 2부 : 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는 보안국의 팀장 석. 어느 날 한 사람이 동시에 각자 다른 장소에 있는 세 사람을 살해한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3부 : 초보 감독관 유진은 첫 발령지로 도시를 벗어나 사막 한가운데를 배정 받는다. 기차로 이틀을 달려서 그는 비밀 가능한 현장에 도착한다. <본문 발췌> 타츠야는 문득 책상에 놓인 거울을 바라보다 심기가 불편해 졌다. 최근 들어 앞머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꾸만 뒤로 물러서는 이마를 짚으며, 그는 아시아계 출신이라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다른 인종들은 괜찮은데 유독 아시아계 대머리만큼은 봐 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시장이라는 직책에 걸 맞는 품위를 생각하면 관리가 필요했다. 그는 거울을 치우고 앞에 놓인 서류뭉치를 집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