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말. 안수혁은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0번 조금 넘게 나왔다는 그 기록이 이 아마추어 대회에서. 이른바, ‘퍼펙트게임.’ “야, 갑자기 뭔 고의사구야? 잘 막고 있잖아?” “그래서 하려고.” 부담감으로 고의 사구를 노리는 안수혁. 내 기록은 어찌됐든 좋다. 팀이 승리만 할 수 있다면……. 퍼엉- “수혁아, 앞으로는 더 강한 상대들이 있다. 겁먹지 마.” 유용식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가 수혁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다시 내려간다. -어, 진짜 확실히 달라 보입니다. 그리고 말씀드리는 순간, 안수혁 선수 제 4구 던집니다! 슈욱- 과연?
<더블 서클체인지업> 2013년 황금사자기 결승전. 총영고 대 성석고. 4:5 9회초, 주자는 2사 1, 3루.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 마운드에는 한 투수가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고 있다. 사인을 보내는 포수와 계속 고개를 가로젓기만 하는 투수. 결국 포수가 마운드로 달려갔다. “야, 도대체 무슨 구질을 던지려고 그래?”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내 주 무기 중 하나가 서클체인지업인 건 알지?” “응, 근데?” “사실은 내가 너 몰래 구질을 하나 추가했어.” “뭐? 넌 거의 나랑만 연습하잖아?” 포수는 많이 당황한 나머지 그만 큰 소리로 말해버렸다. 잠시 두 손으로 귀를 막은 투수. 포수가 조용해지자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내가 연습할 때 서클체인지업의 낙차가 덜할 때가 있었지? 그게 내가 만든 새 구질이야.” “그러니까 네 말은 지금 그 구질로 승부를 건다고?” “그래, 한번 던져보자.” “휴…… 그래. 하지만 안타 맞아도 나는 책임 못 진다.” 그러고선 포수는 홈으로 돌아가서 다시 공을 받을 준비를 했다. 투수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내쉬더니 와인드업을 하고 온정신을 쏟아붓 듯이 투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