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웅 게임 판타지 장편소설 『이미지 월드』 화마는 다음 희생자로 나를 선택했는지 그 거대한 몸을 이끌고 나에게 다가왔다. 불은 순식간에 내 몸에 옮겨 붙었다. 화르르륵! 그러나 신기하게도 불은 전혀 뜨겁거나 하지 않았다. 거대한 기운을 담고 있지만 파괴적이지 않은 기운. 생소하지만 따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그 따듯한 화염에 안주하고 긴장을 풀려고 할 때 내 머릿속에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애송이군. 클클클. 아직 어려. 네놈이 후대의 연금술사이더냐?> “도무지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군. 설마 이 재수 없는 목소리는 이 불에서 나오는 건가?” 나는 내 몸에서 기생하고 있는 화염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화염은 내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 순식간에 일어나서 활활 불타올랐다. <부족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나쁘진 않군. 전설 속에 남은 자취를 쫓는 자여, 그대에게 기회를 부여한다. 그 옛날 세계의 정상에서 만인을 굽어보던 영웅의 후손이여, 이제 그대에게 또 다른 전설을 기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