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LBS 6시 뉴스 주혜린입니다.”“오랜만입니다, 주혜린 아나운서.”눈앞의 목소리에 전신이 뻣뻣하게 굳고 등줄기로 식은땀이 번졌다.익숙한 향수 냄새가 애써 묻어둔 지난 기억을 끄집어내며 다급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나를 버리고 떠났던 백도진이, 4년 만에 돌아왔다고.“울어도 예쁜 건 그대로네.”“……대체 나한테 왜 이래요.”“그러니까 일찍 연락해 줬으면 좋잖아요. 내 인내심 바닥나기 전에.”미련인지, 애증인지, 증오인지 모를 감정.그 감정이 남긴 흔적만은 너무나도 선명했다. “…저는 실장님과 더 얽히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벌써 잊었어요?”그의 시선, 손길, 그 어느 것 하나도 피할 수 없었다. 그의 모든 것은 이미 불가항력이었다.“대답해 줘요. 예전처럼, 내가 가진 힘이 필요하다고.”왜 이제 와서. 말도 없이 떠난 후 단 한 번도 찾아온 적 없었으면서. 그동안 함께했던 시간이 그저 꿈일 뿐이라는 듯 홀연하게 내 곁을 떠났으면서. 대체 왜, 이제 와서.“내가, 주혜린 아나운서의 스폰서가 되어 줄 수 있다는 뜻.”*본 도서는 15세이용가로 개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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