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환하게 웃었다.갤러리에 놓인 차분한 정물 같은 남자, 선우현이.“제 얼굴에 뭐, 묻었습니까?”묻었다.내 마음이 어느새 거기 묻어 버렸다.허락도 받지 않고.“제가 관장님께 관심이 있어요.”“저는 연애할 생각 없습니다.”“…그렇군요.”“좋은 이웃은 안 될까요?”“몰라요. 저는 이런 거 처음 해 봐서.”매정하다고 생각했던 여자가, 전부가 되어 버렸다.동물 병원의 단정한 가운 같은 여자, 지수인이.“키스라도 할 걸 그랬어요.”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근사하고 싶어서.비 오는 날, 우산 아래 고이는 빗물 같은 사랑.동물원 옆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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