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는 호구답게 낡은 지완의 픽업트럭을 청소했다.노동에 익숙한 그를 보면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것을 잊게 된다.살기위해 남을 등쳐먹기 시작한 지완. 속죄하기 위해 호구가 되어버린 해수.“왜 여기서 자요…….”살랑거리는 바람에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사근 잠이 든 지완을 보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입술에 닿았던 제 손이 생각났다.말랑거리고 뜨거운 그 입술을 다시 한 번 만지고 싶다는 충동에 그가 손을 뻗었다.엄지에 닿은 지완의 입술을 깊고 진하게 문질렀다. 한 입 훔쳐 먹고 싶은 탐나는 과실같았다.“이런데서… 자면… 예쁘네요.”해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지독하게 얽혀있던 지완과의 관계. 그는 단지 한눈에 반한 것 뿐 이었다. 그 덕분에 17년 동안 감춰 두었던 본성에 눈을 떴다.“네게 사기처서 궁지에 몰아넣은 사람인데도 내가 좋아?”“네. 좋아요. 누나가 필요하면 더 이용해도 좋아요.”끝을 알 수 없는 해수의 소유욕을 깨운 지완.“누가 뭐래도 난 누나 포기 못해요. 그것이 죽도록 괴로운 일이라고 해도.”초식동물같던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천적 없는 포식자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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