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미스티무어 홀로 향한 샬럿 헤겔.
그곳에서 그녀는 켄싱턴 백작의 동생이라는 남자, 리하르트 켄싱턴을 만난다.
소름 끼치도록 잘생긴 외모에 정중한 태도.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 차갑게 돌변하는 그에게서 본능적인 위험을 느끼고 샬럿은 그를 멀리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뱀에 휘감긴 먹잇감처럼 점점 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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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망이라도 치려고?”
본능적으로 뒤로 몸을 뺀 샬럿을 내려다보며 리하르트가 입매를 끌어올렸다. 마치 구석에 몰린 동물을 바라보는 모양새였다. 약간의 동정과 안타까움. 그리고 그걸 덮을 정도로 잔인한 상상을 하는 사냥꾼 같은 시선.
“도망치면요?”
잘게 떠는 샬럿을 눈으로 훑어 내린 그가 통보했다.
“못 도망칠 겁니다.”
“어째서요?”
“내가 안 놔줄 거니까.”
만에 하나 도망쳐도 지옥까지 쫓아가 아득바득 잡아올 심산이었다. 그다음 머리부터 발끝까지 잘근잘근 씹어 삼킬 테다.
애원하고 비명 지르고 엎드려 빌어도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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