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제물

맛있는 제물 완결

만월의 밤. 사람들이 실성하고 자진하는 괴사(怪事)가 벌어졌다.마을은 점점 흉흉해지고, 궁핍해졌다. 수많은 사람이 굶주려 죽어갔다.‘산신이 노하셨어. 제물을 바쳐야 해. 처녀를 바치되, 과년한 처녀여야 해. 젖비린내나는 것들은 안 돼.’피붙이 하나 없는 혈혈단신의 혜주가 산신의 제물로 바쳐졌다.혼례복을 입고 바쳐진 그녀의 앞에서 산신 호연은 악귀보다 더 잔혹한 눈빛을 번뜩였다. “잡아먹기보다는 혼례를 치르는 편이 낫겠군.” “제물이 어떻게… 각시가 될 수 있습니까.”“각시보다 제물이 더 좋단 말이야? 어쩌나, 지금껏 제물을 살려 보내준 적이 없는데.”호연이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가슴이 나달나달해질 정도로 섬뜩한 웃음이었다.“선택권을 줄게. 각시 할래? 제물 할래?”“……각시가 되겠습니다.”호연의 입가가 느슨하게 풀어지면서 미소가 걸렸다.보태지도, 덜어내지도 않은 생것 그대로의 정염(情炎)이 눈빛에 그득했다.“그러면, 초야를 치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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