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꿉친구는 호구였다. 세상에 둘도 없을 호구. 내가 12살이 된 봄날, 진정한 호구는 말로 조언을 해봤자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행동으로 그를 고쳐주기로 했다.“다시 말해.”“엘. 나는 네가 말하는 건 뭐든지 좋아.”찌익-“이 옷 한 벌은 네가 일주일 치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돈으로 산 거고, 부모님께서 생일선물로 준거야. 무척 아꼈는데. 참 아쉬워.”뭐든 좋다고 하면, 옷을 찢으면서 의견을 얘기하라고 했고.이따금 고아라는 이유로 싸움을 걸 때 어떻게 주먹을 피하고 때려 눕혀줘야 하는지, 뒷담을 하고 못되게 구는 놈들한테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몸으로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그는 호구에서 평범한 착한 친구가 됐는데….얘가 좀 이상해졌다?“좋아해. 엘.”응?“나도 널 좋아해. 사랑해. 매일 말하고 싶었어.”뭐야. 너. 친구 사이에 갑자기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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