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자체가 그렇기도 하지만, 대몽항쟁기 고려를 다룬 대역은 적다.
고려 입장에서 다루는 대역은 더 적어서 이 소설이 거의 유일할 지경이다.

왜 그럴까.
최씨정권이 망쳐놓은 고려로 몽골군을 상대할 방법이 마땅찮은데다,
그 이전에 당시 고려에 대해 뭘 아는 게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신무기 개발로 방향을 잡으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통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이 소설은 해냈다.
시대 고증은 전공자가 아닌 이상 시비거리가 없어 보이며,
덤으로 따라오는 작가의 말에서는 군밤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내부 정리를 끝내고 웅비하는 판도는 정말 흑태자가 따로 없고,
초반에 불안불안하던 대사 퀄리티도 나중에 가면 몰라보게 성장한다.

시대 배경이라는 진입장벽을 감안하면
사실상 금씨가 유일한 호불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이 간보기용 캐릭터까지 개연성에 필요한 장치로 녹여냈다.
인기 여부를 떠나 작가의 노고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고,
대역 독자에게라면 분명 재미도 있을 소설이다.

VibeciN 님의 리뷰에 적힌 이 글의 단점이

마치 끝까지 읽으면 나아지는 글의 몇 안되는 단점처럼 쓰여있는데

보는 입장에선 초반을 넘기기 힘들게 만드는 장벽임. 사소하지 않음.

1. '초반에 불안불안하던 대사 퀄리티도 나중에 가면 몰라보게 성장한다.'

이게 작가가 원래 대역갤에 글쓰던 사람이라고 하던데 대사가 너무 중구난방임.

특히나 주인공은 고려 왕자-태자인데 주변인들은 무신정권인 최씨의 입김이 닿은 상황에

고려황실은 강화도에 짱박혀있다는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라 더 그런듯?

주인공 초창기 부하들이 최씨에게 충성하는 중인지, 고려황실에 충성중인지 제대로된 묘사가 전혀 안나오고 주인공의 활약에 따라 점차 그 부하들이 주인공을 존경하는 상황 같은데 그걸 대사들이 제대로 묘사를 못 함.

그래서 주인공이 무슨활약을 하건 다 밋밋함.

2. '사실상 금씨가 유일한 호불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이 간보기용 캐릭터까지 개연성에 필요한 장치로 녹여냈다.'

진짜 극도로 호불호 심한 여캐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드는 인물인데

심지어 이게 독자투표로 발암적인 부분을 완화한 결과라는게 더 끔찍하다.

이 여캐가 등장하는 순간, 발암행동 하는 이 여캐본인 뿐만이 아니라

이 여캐랑 대화하는 주인공에 대한 독자의 호감도까지 떨어져 나감.

대사 하나하나가 유치하고 어설프고.. 진짜 극초반 잠깐 등장하고 이후로도 고려-금나라 유민 관계에

이득주는 일종의 명분역할밖에 안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캐가 스토리에 등장만 하면 모든게 엉망이 됨.

모쏠작가는 솔직히 첫 작품에서 감히 히로인을 등장시키면 안 됨.

여캐 대사들이나 심리 묘사가 개 어설퍼서 작품 질 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