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내 곁에 남아 줘. 내가 황제가 된 뒤에도.”백령국의 황녀는 태자가 되었다. 여인의 몸으로 나라의 태평성대를 이룩한 선황의 덕을 입어 무남독녀 상유는 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그런 그녀의 어릴 적 단짝들인 설가 문중의 애물단지 아가씨 소람과 그 집안의 사내몸종 해림.상유가 황제가 되면서 두 사람의 운명도 휘말리게 되는데….“나, 황제 폐하의 후궁으로 들어가기로 했어.” 해림이 속삭였다. 소람을 바로 보는 게 끔찍했지만, 비겁하게 시선을 돌리기는 싫어서 이를 악물고 그녀를 직시했다. 소람의 혼란이 짙어졌다가, 서서히 경악이 되었다.소람을 위해 상유의 후궁이 되기로 한 해림, 그리고 모든 이들의 복수를 위해 옆 나라 카문트 가게 된 소람.그러나 소람은 카문트에서 예상 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사내는 한 폭의 그림처럼 존재했다. 숨 막히게, 눈부시게, 세상의 모든 퇴폐미를 혼자 그러안은 것처럼, “평생소원이라는데, 그럼 이뤄 줘야지.” 잔혹하고 고혹적인 저음이었다. 손바닥 뒤집듯 돌변한 태도에 소람은 미처 적응할 틈이 없었다. 순식간에 몸이 뒤집혔고, 그녀의 등과 뒷머리는 어느새 침대에 닿았다. 소람은 잠시 숨 쉬는 법도 잊고 황자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그녀의 양 손목을 하나씩 틀어잡아 누르고, 제 몸으로 그녀의 몸에 그늘을 드리우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간절히 청하는데 거부한다면 무정하지 않겠느냐.” 누구라도 매혹당할 아름다운 황자 엘로안은 소람의 운명을 다시 한 번 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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