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겨울, 꽁꽁 얼어붙어 한기만이 흐르던 밤. 아버지가 붉은 눈으로 강하게 목을 조르던 기억은 15년 째 악몽이 되어 진득한 물비린내처럼 달라붙는다.남세진은 약물중독인 아버지의 살해 위협에서 가까스로 도망치지만, 그곳은 어둠과 죽음이 짙게 깔린 조직의 밑바닥이었다. 성매매와 폭력이 난무한 오 실장의 조직, 세진은 열일곱에 우연히 만난 최건형에게 팔려왔다는 명목 아래 구원받는다.“세진아. 너 그냥 죽을래?”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남세진, 죽이자.”스물한 살이 되던 해, 건형의 권유로 ‘남세진’은 죽었다.‘문정민’이란 이름으로 새로 태어난 그는 건형과 함께 흥신소에서 일하며 안정된 생활을 이어가는 듯하지만, 어느 날 흥신소로 찾아온 청년 이세진이 이미 사망 처리된 ‘남세진’을 찾아달라고 의뢰하면서 불안하게 이어져 오던 평화가 깨지기 시작한다.어둠의 세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동명의 청년으로부터의 의뢰. 죽고 잊힌 줄 알았던 남세진을 찾는다는 사실이, 묻어두었던 과거를 자꾸만 현실로 끌어올린다.“너는 죽지 마. 살아만 있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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