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읏, 나, 시, 싫어했잖아요.”단은 그녀의 몸에서 입술을 뗐다.제 다리 위에 앉아있어 시선이 높아진 그녀가 가쁜 숨을 내쉬며 저를 내려다보는 모습은 무척이나 색정적이었다.“……처음엔.”여원그룹 나 회장의 역대 최연소 수행비서, 독고 단.철저한 자기관리와 감정제어, 세련된 매너와 깍듯한 예의범절로 뭇 사람들로 하여금 찬탄을 자아내 슈퍼컴퓨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그런 그에게도 예상할 수 없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회장의 손녀, 나지유.‘제가 당신의 인생을 책임져드릴게요.’‘거절합니다.’‘멋있어. 뒤끝도 없을 것 같고. 의견이 아주 확실한 게 참 깔끔한 사람이야.’6년 간 눈에 하트를 그리며 물불 안 가리고 단을 쫓아다니던 지유가 이별, 아니 짝사랑 종료를 고했다.“나를 싫어한다고 했잖아요.”“이런 관계가 싫다고 했지. 복잡해지니까.”“지금은 더 복잡해졌잖아요. 나 약혼 날짜도 잡았는데…….”단의 눈동자가 흑요석처럼 번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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