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배우물. 그러나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문장은 대체로 담백하고 무난한 편이지만 대화문이 너무 산만하여 글에서 나오는 대화를 어떤 인물이 말하고 있는 지 독자의 입장에서 헷갈릴 때가 많음. 글이라는 것은 결국 작가가 독자에게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장면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굉장히 미숙했다. 작가가 직접적으로 서술하지 않는다면 독자는 작가의 머리속에 있는 설정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배우 활동보다 오히려 막장 드라마에 나올법 한 상투적인 정치질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내가 읽고 있는 것이 배우물인지 아니면 정치질 복수물인지 알 수 없었던 내용 전개도 아쉽다.

나름대로의 연기 이론과 이를 묘사하는 장면은 썩 훌륭했으나, 정작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슨 퀘스트니 랜덤박스니, 연기할 때 알 수 없는 힘으로 연기가 잘 된다는 묘사 뿐만 아니라 무슨 아우라를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조종하는 등의 과도한 이능이 모든 장점을 가려버린다. 나중에는 퀘스트가 없으면 주인공이 혼자 작품을 고르지도 못하며 편의주의적 장치에 의존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회귀 전에도 애초에 연륜 있는 배우였던만큼 회귀를 제외한 나머지 이능의 필요성에 의문이 든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조형이 썩 자연스러웠다는 것만큼은 고평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