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은 깨끗이 씻어서 [단행본]

과일은 깨끗이 씻어서 완결

“내가, 그렇게 싫습니까?”
입 안에서 작은 복숭아가 톡 터졌다.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김혁주 씨는 나한테 모르는 사람에 가까워요.”
얼마 전 깜짝 트레이드로 유니콘스 선수가 된 김혁주는
말 그대로 노현에게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요 며칠 어쩌다 보니 자꾸 마주치지만,
그래 봐야 본업 잘하는 먼 직장 동료쯤.
“계속 연락하면 안 되는 겁니까?”
“안 했으면 좋겠어요.”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서 남아 있는 젤리를 입에 몽땅 털어 넣었다.
노현은 지금 지쳐 있었고, 상대방을 헤아릴 여력이 없었다.
뭐든 더 깊어지고, 진해지기 전에 자르는 게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사과합니다. 집에 잘 들어갔을 하노현 씨, 잘 자요.]
말 되게 안 듣는 김혁주 때문에 오늘도 웃고 말았다.
In Play.
그가 포기하지 않았으니,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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