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대학교 조소과 4학년 오서화.양아버지의 그늘에 갇혀 살아온 지 19년째.그날도 강압에 끌려 나간 맞선자리였다.그러나 눈앞에 나타난 남자는 뜻밖의 말을 건네왔다.“돌아가요. 마음에도 없는 자리 지키지 말고. 난 그 말 전하려고 온 거니까.”며칠 후.서화는 남자와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앞으로 졸업전시회는 물론 다양한 행사와 실기 수업을 서포터 해줄 서지한 교수네.”남자가 간결히 고개 숙였다.“반갑습니다. 서지한입니다.”*** “뭘 말하고 싶은 거야?”서화의 작품을 무심히 감상하던 지한은 나직이 덧붙였다.“껍데기만 갖다 붙인 것도 아니고.”눈엣가시 같은 존재.남자는 가시처럼 때로는 송곳처럼 깊숙이 박혀왔다.그런데도 왜 자꾸만 눈길이 가는 건지.발길이 닿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좋아해요, 교수님.”“오서화.”무표정한 얼굴로 서화의 움푹, 파인 등줄기를 훑는 지한의 손끝이 섬세하며 야릇했다.“나, 그렇게 좋은 놈 아냐.”호흡이 맞닿았고.“네가 상상하는 그런 놈 아니라고.”심장 깊숙이 꿈틀거리던, 무언가가 확 터져 나왔다.그것은 서화가 생에 처음으로 가져본 ‘욕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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