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지만 남남처럼 지냈던 백윤하와 권우겸.
이혼 서류를 앞에 두고 윤하는 우겸에게 한 가지를 제안했다.
“왜요?”
그녀의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을 보고 우겸이 물었다.
“갑자기 1에서 10으로 넘어가니까.”
“그거 하자고 여기 온 거 아니었나?”
“너 원래 말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했어?”
“나 잘 모르잖아요, 윤하 씨.”
그의 목소리는 마치 깊은 밤처럼 농밀하고 나른해, 몸 어딘가를 살살 긁는 것처럼 오싹하고 간지러웠다.
“글쎄,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눈빛이 그녀조차도 잘 모르는 내면의 단추를 누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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