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국의 황제, 강위는 서늘한 눈동자로 제 곁에 선 난비를 보았다."움츠러들지도, 몸을 낮추지도 말라."황제의 나지막한 충고에 움찔 놀란 난비가 어깨를 폈다. 난비는 저를 미덥지 못하게 여기시는 황제에게 고집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정면을 바라보며 꼿꼿이 허리를 세웠다. 강위는 제가 방금 한 충고를 어기고 슬그머니 곁눈질을 했다. 식은땀에 젖은 머리카락과 불안한 듯 입술을 잘근거리는 난비를 보니 마음이 약해져 왔다. 원수나 다름없는 연월부인의 여식을 진심으로 품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언젠가 그들을 벌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제 손으로 직접 베어야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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