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악이 다시 돌아왔소! 아… 악이 돌아왔단 말이오!”
거대 세력 간의 상잔이 막 끝난 상태.
상처뿐인 승자가 탐욕의 권리를 주장하기 직전의 타이밍.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렇게!”
“원정대는 실패했다! 모, 모두 도망쳐!”
“커헉!”
“제길!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으악!”
그 어떤 상처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빠르진 않지만 조금씩, 차근차근 나의 삶을,
내가 뿌리내리고자 한 이곳에서의 인생을 다시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한 모든 희망과 바람이
악을 몰아내기 위한 마지막 원정의 실패 앞에 모조리 무너져 버렸다.
한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
후회와 체념 속에 감겨졌던 두 눈이 다시금 떠지고,
노파의 집.
모든 것의 시작을 뜻하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삶.
나는 그 앞에 다짐했다.
주어진 운명 앞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반드시 내 소중한 것들을 지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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