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 치욕스러운 순간, 지아 앞에는 거짓말처럼 늘 그 녀석 한영우가 나타난다.
“왜 하필 한영우냐고! 왜 매번 한영우냐고!”
더 이상 마주칠 일 없길 바랐 건만, 이번에 코 닿을 거리에 사는 이웃 주민이라고?
“윤지아. 나 이 동네 좋아해. 당분간 이사 갈 생각 없어. 너는 나 싫어해도 난 옆집 사람이랑 불편하게 지내는 거 싫거든.”
“그래서?”
“우리가 그래도 살면서 한 번은 더 마주칠 거 아냐. 그래서 잘 지내보자고 주는 선물이야. 이사 선물.”
엘리베이터가 곧 도착한다는 신호를 보내자 영우는 손에 쥐고 있던 바나나 우유를 건넸다.
“낙장불입. 이제부터 우리 친절한 이웃 주민이야. 그러니까 마주치면 인사하기. 저번처럼 피하기 없기. 눈으로 욕하기 없기.”
“야, 넌 내가 언제 욕했다고,”
“지금도 봐. 그거, 그 눈. 다른 사람한테는 그렇게 잘 웃어주면서 나한테만 왜 그러는데?”
대한민국 수영 역사의 살아있는 전설 윤지아. 로맨스 소설계의 스타 작가 한영우.
자꾸만 마주치는 그들은 피할 수 없는 악연일까, 끊을 수 없는 운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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