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가 찾아오는 밤

몽마가 찾아오는 밤 완결

앉은뱅이 헤르미아, 말더듬이 헤르미아, 헬리어스 가문의 애물단지.
수많은 모욕적인 별칭은 모두 다 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새어머니와 이복 여동생에게 오랜 시간 학대를 받았던 나는 진실한 사랑이라 믿었던 남편, 로안에게 가문도 재산도 모두 뺏긴 채 정신 병원에 갇히고 말았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죽음뿐이라 생각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일라이 앨피어스.
가장 간절할 때, 악마처럼 나타나 손을 내민 남자.
“헤르미아. 살고 싶습니까.”
사실, 죽고 싶지 않다.
보란 듯이 살아서 그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럼 살려 달라 말해요. 그리하면, 내가 당신에게 새 삶을 줄 테니.”
그 달콤한 제안에 살려 달라 말한 순간, 나는 그에게서 새로운 삶을 부여 받았다. 앉은뱅이에 말더듬이 헤르미아가 아닌, 타르미아 제국 대공가의 완벽한 에르샤 영애로.
그렇게 나는 복수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일라이가 받은 저주,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라고!”
날 원망하는 태후와.
“에르샤. 아니, 뮬리아. 10년 전에 약조한 대로 그대를 데리러 왔어.”
날 기다려 왔다는 어린 황제를 만나기 전까지는.
“에르샤. 네가 일라이와 황제를 만난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란다. 그건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인연이지. 쉽게 거스를 수 없어. 이번에는 제대로 선택하는 게 좋을 거야.”
나에겐 내가 알지 못하는 전생이 있었다.
내게 일어난 모든 것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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