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말고 네 언니

너 말고 네 언니

“……사랑했다면 믿었겠지. 사랑했다면 누구한테 무슨 말을 들었더라도 나를 믿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을 거야.”
다른 남자와 이별하고 있는 유림의 그 한마디가 사랑과 믿음에 굶주린 혜준을 사로잡았다.
“거짓말하지 마! 네 말을 누가 믿어! 내가 내 눈으로 봤는데!”
친엄마가 했던 비수 같은 말을 가슴에 꽂고 사는 그 남자 혜준은 그 여자 유림이 자신을 사랑해 주기를 바랐다. 그래서 자신을 믿어주기를. 자신은 이미 그 여자를 이름도 모르던 때부터 사랑하고 있었으므로.
그래서 오래 알고 지냈지만 뒤늦게 자신의 경제적 배경을 알고 접근해 오는 유림의 동생 유나에게 단호하게 선언한다.
“내가 관심 있는 건 조유나가 아니고 조유림이야. 너 말고 네 언니.”
하지만 유나는 인정할 수 없었다. 조유림처럼 평범한 여자가, 손톱의 때만큼도 안 여기던 조유림이, 어떻게 누가 봐도 훨씬 예쁘고 매력적인 자신을 두고 장혜준을 사로잡을 수가 있지? 내가 가질 수 없으면 너도 가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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