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해 본 적 있어?”
허스키하고 탁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파도처럼 밀려들어 왔다.
열 살의 어린 윤정을 자전거에 태워 학교로 데려다준 열다섯 살의 그는 이제 서른한 살의 남자로 그녀에게 다가가서 다시 말을 건넸다.
“오늘… 나와 함께 보내는 게 어때?”
윤정의 심장이 심하게 방망이질 쳐 댔다.
반은 호기심이었다. 그러면 나머지 절반은 두려움이었을까?
아니다. 윤정의 본심은 반은 호기심과 두려움이었다면 나머지 절반은 그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싫다면… 말하지.”
규화가 스위트 룸에서 윤정에게 한 첫 말이었다.
윤정의 눈에 갈등으로 인한 복잡함이 묻어나 보였다.
“이젠… 못 보내.”
스위트 룸의 방문이 잠기는 소리가 났고 멍하니 서 있는 윤정은 점점 자신의 다리가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샤워, 같이 하지.”
그녀의 가방을 아래로 떨어트리고 그녀의 외투를 벗겨 그 역시 아래로 떨어트렸다.
지독한 첫사랑의 실패로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이 규화.
자신보다 늘 높게 있고, 늘 멀리 있어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그를 사랑하게 된 여자 서 윤정의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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