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잘난 여자 필요 없어. 아무 말 안 하고 나한테 순종할 여자를 원해. 대신 박채령 씨가 나랑 결혼하면 아버지가 진 빚이 얼마든 갚아줄 거야.”“그러니까 제가 서 변호사님 댁에 취직한 거라 생각하면 된다는 거죠?”“바로 그거야.”그렇게 시작된 결혼이었다.그는 돈으로 채령을 샀고, 그녀의 헌신도 샀다.하지만 그가 모른 게 있다면 채령이 동익을 사랑했다는 것이었다.돈이 아니라 그 사랑 때문에 5년 동안 이를 악물고 그의 곁을 지키고 수모를 감당했지만, 동익은 여전히 그녀를 붙잡고 있는 것이 돈이라고 믿으며 사랑은 주지 않았다.그래서 떠나기로 했다. 살고 싶어서, 그의 곁에서 메마른 분재가 돼 죽어가고 싶지 않아서 이혼을 요구했다.그런데 목석인 줄 알았던 남편이 그녀를 붙잡는다.“이혼을 당해? 내가?”이혼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다.하지만 필요라 생각했던 감정은 이미 사랑으로 변한 뒤였다.“난 달라진 거 없어요. 그동안 한 번도 그거 갖고 뭐라 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왜 이래요?”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다. 그도 노력하려고 했다.좋은 남편이 되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채령은 내민 손을 날카로운 칼로 잘라내고 있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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