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일은 절대 없어 [단행본]

사랑할 일은 절대 없어 완결

왜 너를 조금 더 일찍 사랑하지 않았을까. 
네가 사랑할 때 나도 사랑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이홍연. 
늘 태연한 척, 씩씩한 척, 긍정적인 척하지만 변변한 작품 하나 내놓지 못하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구질구질 인생이다. 계약했던 영화는 또 엎어지고, 썸을 타던 남자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고 이별을 통보한다. 
그녀의 십년지기 친구 주효신. 
술에 취한 홍연을 보며 효신은, 과거 그녀를 거부했던 그를 겹쳐 본다. 그리고 어느새 홍연을 특별하게 느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효신아.”
눈이었다. 먼지처럼 작은 눈이 겨울 찬 공기를 타고 다리 위를 떠다녔다.
“그 여자는 되는데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홍연의 이 눈빛을 효신은 기억하고 있었다. 찌릿한 무엇인가가 효신의 가슴 한구석으로 파고들었고 둔탁한 통증이 뒤통수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 여자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억지로 퉁명스럽게 대꾸한 효신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가자. 감기 걸려.”
“너도 그랬잖아. 그 여자는 됐는데.”
반쯤 졸음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나는 아니었잖아.”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는 이유가 단지 굵어지기 시작한 눈송이 때문이 아니란 것을 효신은 깨달았다. 
“그러니까 너는…… 알 거 아냐, 주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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