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오뚝한 콧날과 말랑해 보이는 입술을 훔쳐보았다.미끈한 목에 툭 불거진 성대를 한번 만져보고 싶었다. 티셔츠 위로 드러난 판판한 가슴도 꾹 눌러보고 싶어졌다. 모두 내게는 없는 것들이었다. “괜찮아? 열은 없는데…….”내 이마를 짚어보는 커다란 손바닥의 온도.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너른 가슴팍. 익숙한 남자의 향기에 반응하느라 나도 모르게 킁킁대는 순간들.그의 몸, 온기, 소리, 냄새 그리고 혀를 적시는 물약의 맛까지. 그 찰나의 오감들이 밀물처럼 몰려와 나를 뒤흔들었다.남자의 흔들림 없는 눈동자는 나를 향해 있었고, 나는 그 시선에 옴짝달싹 못 하게 얽혀들었다. 그가 숨을 가쁘게 쉬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덩달아 나도 숨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 누군가 내 가슴 속을 깃털로 마구 후비는 것 같은 이 느낌을 견딜 수가 없어서 제자리 뛰기라도 해야 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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