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꽃이 되어

나에게 꽃이 되어

열일곱, 스물여섯. 서른. 어둠의 틈새를 비집고 집요하게 새어드는 빛의 조각처럼, 너는.잊혔던 나의 시간 속으로 파편이 되어 스며들었다. “연애나 할래요?”마치 기적과도 같았던 너와의 만남은….불장난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나를 달뜨게 했고.“누나는 2주. 나는 그보다 하루만 더.”“…….”“사는 게 지루한 사람들끼리. 딱 그만큼만. 만나봐요.”“그리고?”“그리고….”잔잔한 바람에도 휘청이듯 그렇게 나는. “뜨거워지면 더 좋고.”흔들리고 말았다.“우리가 뮌헨에서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게 믿어져요?”밤하늘에 별을 헤아리는 일이 이렇게도 낭만적일 수 있을까 싶을 만큼….나의 손끝을 따라 밤하늘에 선을 그으면, 너는 그 길을 따라 별을 헤아렸다. ‘내게 꽃이 되어줘요. 나는 그 꽃이 때가 되면 피고, 지고 또다시 피울 수 있도록, 집 같은 나무가 되어줄 테니까.’‘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참 좋겠어.’ 어른의 동화일지도 모를 이 환상을 믿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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