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주는 기회예요. 도망갈 수 있는.”입술이 닿을 듯 말듯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그가 속삭였다.“지금 아니면, 안 놔줄 거니까.”충동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만난 아름다운 남자.하루쯤, 이런 날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도망…… 안 가요.”말이 끝나자마자 입술이 닿았다.“나한테 집중해 봐요. 내가 시키는 대로.”다정한 목소리와 달콤한 감각이 새겨진 스페인의 밤.그렇게 뜨거운 추억으로 남을 줄 알았다.“그때, 왜 그렇게 도망갔어요? 나 먹어 놓고서.”이랑의 유일한 일탈이었던 서진우,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나기 전까지는.“오늘부터 함께 일하는 거로 하죠.”“네?”“책임지려고요, 윤이랑 씨를.”그가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누구와 다르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서.”해사한 미소 뒤에 음험한 본심을 숨긴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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