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화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차올랐다.“왜 그런 소리를 듣고만 계십니까. 아프면 아프다고 하십시오! 화나면 화를 내십시오! 왜 그렇게 속으로만 앓고 계시냔 말입니다! 곰도 태수님보단 덜 미련할 겁니다!”서문영은 초화가 화를 낼수록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나더러 곰처럼 미련하다고들 하다만, 그건 다들 나를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잘 알고 하는 소리 같습니다.”“글쎄다.”서문영이 미소를 지으며 초화를 물끄러미 응시했다.“요즘 너무 자주 웃으시는 게 아닙니까?”“네가 나 대신 화를 내주니, 웃을 일밖에 남지 않는구나.”눈물에 젖은 초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이유를 알았다.이렇게나 그윽한 눈으로 자꾸 그런 소리를 하니 심장이 나대는 것이다.매번 그는 허를 찌르는 말로 심장을 간질였다.“곰이 아니라 여우가 맞는 것 같습니다.”“곰은 너고.”“전 그렇게 미련하지 않습니다.”“사납다는 뜻이었다.”“그래야 살아남으니까요.”“고맙다.”“…….”“웃게 해줘서.”초화는 얼굴이 화끈거려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그리고 내 편이 되어줘서 고맙구나.”무슨 말이든 해야 했다.그의 목소리와 숨결이 점점 뜨겁게 뺨에 닿고 있었다.가까워지는 거리 때문이다.싫지 않았다.그를 물러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자연스러운 남녀의 끌림이었다.서로를 향한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떨리는 마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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