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력도 무난하고 의료 장면의 묘사도 괜찮은 편.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은 글이다.
다만 전개가 요즘 글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낡았고 서사가 너무 상투적이라는 것이 아쉽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의 협력자가 4년째 투병 중인데 그동안 의사인 주인공에게 말을 안 하는 장면이 있음.
나중에 병이 심각해져서 주인공이 그걸 알게 되고 주인공이 "그때 왜 말씀을 안 하셨어요!"라고 하자
"자네를 방해하기 싫었네..."하며 억지 신파를 펼쳐낸다.

이러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어색한 장면, 낡은 전개가 작품 전체에 가득하다.
때문에 등장 인물들이 굉장히 몰개성하게 느껴지고, 다음 장면이 자연스럽게 예상되기에 점점 글이 지루해진다.

가족을 모두 잃고 절망 속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초능력 얻고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해서 세계최강지존탑써전이 된 후 정치질경영질까지 마스터하고 기업 정복 복수하고 훌륭한 사회 이룩하는.. 이야기에요.

약간 건조하고 좀 올드한 느낌이 있는 40대 중반 남주의 이야기구요.
ㄱㅈ 였지만 연애 끼얹기 급발진도 있습니다.

사이다패스까진 못 되지만 먼치킨 초능력자구요.
특별한 위기가 크게 오진 않아요.

의학 지식이 많으신 지 눈이 뱅글뱅글 돌 때 좀 있었고
의학물 특유의 감성팔이 눈물 그렁그렁 에피소드는 별로 없지만, 남주 특 신파 사연 팔이가 좀 있어요.
문체도 스토리도 건조한 편이라서 사연팔이가 막 크게 파고 드는 느낌까진 아니라서 뭐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감정이입은 전혀 안되긴 하더라구요; 그냥 같이 건조하게 보게 되는..
먼치킨 이지만 사이다패스 시원함은 없었고 복수는 뭔가 뜨뜻미지근한데 나름 그래도 알찬 복수.

엔딩부는 급발진 연애 끼얹기와 갑자기 직종 변경이 좀.. ㅋㅋㅋ
물론 대의가 있긴 하지만 진정한 진짜 의사 이런 느낌은 아니랄까.. 뭐 무튼 무난하게 볼법한 킬링타임 소설론 괜찮아요. 크게 뭔가 남거나 와 닿거나 한 게 없었을 뿐.

아무 생각 없이 봐서 옛날 소설인 줄 알았는데 코로나 나와서 그제서야 발행일을 봤네요.
요즘 소설이었다니... 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