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디어(DEAR MY DEER)

디어 마이 디어(DEAR MY DEER)

중등 산타 교육 기관의 졸업식 날, 작고 귀여운 꽃사슴과 루돌프 계약을 맺은 루카스는 상급 산타 교육 기관의 졸업을 1년 앞두고 자신의 사슴과 3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이상하다. 내가 계약했던 건 분명 작고 귀여운 꽃사슴이었을 텐데 내 사슴이 뭔가 좀 많이 크다?↓ 내 꽃사슴은 분명 이랬었는데!(본문 중)햇빛도 잘 안 닿는 구석진 자리의 수풀 안쪽에 아기 사슴 하나가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일 만큼 작게 웅크리고 있었다. 수풀 앞으로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았다. 어둠 속에서도 사슴의 커다란 눈망울이 또릿또릿하다. 눈을 마주치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안녕? 나는 루카스라고 해.”갑자기 나타난 나에게 관심이 없는 건 아닌지 수풀 위로 쫑긋 솟은 귀가 움찔거린다. 아이 쪽으로 한 손을 천천히 내밀었다.“만나서 반가워. 네 이름은 뭐야?”수풀 앞으로 바짝 들이민 손가락에 축축한 코끝이 닿았다. 경계심을 풀 때까지 손을 내민 채 끈기 있게 기다렸다. 손가락 끝을 스치는 날숨이 간지럽다.충분히 냄새를 맡는 걸 기다렸다가 손을 몸 쪽으로 물렸다. 잠시 후, 수풀이 흔들리며 작은, 정말 작고 귀여운 아기 사슴이 걸어 나왔다. 수풀을 나서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리기라도 한 건지 비틀거리는 걸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잡아 품에 안았다. 내가 갑자기 잡는 바람에 겁을 먹고 달아나려고 바동거릴 줄 알았는데, 웬걸. 사슴은 살포시 고개를 내 가슴에 묻고 비비적거렸다.↓ …누구시죠?(본문중)그냥 한눈에 딱 봐도 거의 2m 가까이 되는 듯한 키 때문인지 남자와 시선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위축이 되는 느낌이었다.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이 철철 넘쳤다. 소심한 나와는 잘 안 맞는 타입.일단 저 거대한 뿔부터가 부담스럽다. 꽃사슴과는 다르게 물갈퀴처럼 넓적하면서 두께도 제법 있는 든든한 가지가 여러 갈래로 뻗어 있다. 와. 대단하다. 뿔만 봐도 기가 질리는 것 같아.얼굴만 따로 보면 피부도 하얗고 눈빛도 말가니 참 곱게 생겼다. 근데 저 대단한 뿔과 단단한 근육으로 뒤덮인 몸과 만나는 순간 그 고운 얼굴마저도 박력 넘치게 변한다. 와우. 누구네 루돌프가 이렇게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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