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새

혼자 걷는 새 완결

엄마가 남긴 이억 원의 사채 빚.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몇 년 빌릴까 하는데.”

대부업체 사장의 동생이라는 남자가 제안을 해오기 전까지는.

“상환 기한을 3년 후로 미루고, 그간 머물 곳을 마련해 주지.”

조건 없는 3년간의 동거 생활.
그가 원한 것은 그저 자신의 곁에 있으라는 것뿐.

“이석 씨, 내 빚 안 갚아줄 거죠.”

그러나 그는 사랑하지 않기엔 너무나 근사한 남자였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 맞춘 관계라는 걸 망각할 정도로.
그래서 바보 같은 희망을 가졌다.

이석은 꼭 여원이 여느 때 짓던 웃음처럼,
다소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녀의 뺨을 문질렀다.

“네 빚은 네 빚이지, 여원아.”

*

“돈 때문에 날 배신해 놓고, 이제 와서 돈 같은 건 됐다고?”
“……난, 나는 당신이 싫어요. 이러는 것도 싫고요.”

그 말에, 이석은 상처가 헤집어진 사람처럼 아픈 얼굴로 그녀를 응시했다.
반쯤 웃는 듯 우는 듯 묘한 표정을 한 그가 위태로이 말을 이었다.

“너는, 번번이 내 생각에서 어긋나지.
처음부터 그랬어. 처음부터…….

너는 내 생각과, 시선과, 계획을 다 어그러뜨려.
다 엉망이 됐다고.

정말이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나를 흔들고, 이렇게 망가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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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수비 LV.21 작성리뷰 (44)
뻔한 클리셰일수도 있는데 작가 필력이 너무 좋아서 술술 읽혔다. 다른 리뷰를 보니 남주가 이해 안간다는 반응이 있던데 나는 충분히 납득하며 읽음. 남주의 감정선과 여주의 감정선을 따라갈때 몰입이 확 되서 울면서 읽음. 소설 중간에 나오는 시가 참 좋았다. 그 시가 제목이 된것도.
2022년 7월 24일 7:24 오후 공감 0 비공감 0 신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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