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같이 걷고 싶어 [단행본]

너와 같이 걷고 싶어 완결

“넌 가만히 있어. 움직이는 건 내가 해. 네 위성이니까.”
우주선을 쏘아 올린 지구인의 흔적보다 크고 깊게
발자취를 새기는 남자, 마로.
“오빤 늘 그 자리에 있을 거죠?”
지난 상처로, 희미해진 감정에 의미를 두지 않는
순수하고 겁 많은 여자, 시은.
“궁금하지 않아? 연인 석마로가 어떨지.”
“내가 어떤 사람일 줄 알고요.”
한 번은 우연, 두 번째는 필연, 그다음은 운명.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처럼, 일정한 주기로 도는 별들의 움직임처럼
제어되지 않는 속도로 서로에게 달려가는 마음의 방향.
“내가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거라 생각해요?”
“너를 모르던 때로는 못 돌아가, 이제.”
끝없는 우주 속에 던져진 채 서로의 가슴에 빅뱅이 일어났고
상대를 향한 감정은 미친 속도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네가 외로울지도 모르는 길이라면 이제 의미가 없어, 시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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