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요.”
그녀는 물기 가득한 두 눈을 떠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재영을 마주했다. 바보같이 그제야 그녀는 이미 저도 모르게 물들기 시작한 제 마음을 눈치 챘다.
이 남자는 그 누구보다도 메마른 얼굴을 하고선, 자신을 보는 그 눈빛만큼은 누구보다도 뜨거웠다.
‘이 남자라면…….”
이렇게 단단하고 뜨거운 눈빛을 보내는 사람의 옆에 있으면, 자신마저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그녀를 어지럽혔다.
그 순간 마치 거센 파도처럼 죄책감이 그녀를 뒤덮었다. 그녀가 아는 자신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재영과 눈을 맞추고 있던 그녀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고 어느새 감긴 그 두 눈 사이로 투명한 눈물이 흘렀다.
“재영 씨, 날 좋아하지 말아요. 나는 절대 당신을 좋아할 수 없어요.”
북극의 빙하보다 더 단단하고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이영.
이유는 몰랐다.
그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지독하게 메말라 있으면서도 뜨거운 그 눈빛은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세상의 끝, 북극에서 사랑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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