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을 앞두고 사라진 쌍둥이 언니를 대신해, 연우는 언니 행세를 해야 했다.
말 그대로 대리 결혼이었다.
까칠하고 냉정한 언니의 남편, 기태와는 일정한 거리만 유지하면 될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이 남자가 부부관계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언니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고, 연우는 기태에게 애정을 갖게 되면서 죄책감을 느낀다.
반면, 기태는 연우가 진짜 제 아내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향한 소유욕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 * *
“차기태, 당신인 줄 몰랐어요.”
“그래?”
“당신 같은 거물인 줄 알았으면 이런 짓 안 했을 거야.”
“이미 늦었어.”
연우는 냉정한 기태가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이 뒤틀린 관계를 시작한 사람은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이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
연우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기태는 그런 그녀의 호소를 외면했다.
“용서받고 싶으면, 몸으로 때워.”
잠시 다정했던 그는 허상이었다는 듯 눈앞의 남자는 더 이상 자비가 없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돼요?”
“울음 그치고, 내 방으로 가. 벗어.”
그리고 기태가 그녀의 목에 코를 박고 진짜 이름 ‘연우’를 불러 주는 순간, 이 외줄타기 같은 아슬아슬한 관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일러스트 By 아화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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