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시간 [외전 선공개]

결혼의 시간

“어차피 이 결혼의 끝은 이혼이니까요.”
서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작된 결혼이었다.
“너와 나, 둘 다 애초에 태어나지 않았어야 하는 존재잖아.”
남편인 태건의 가시 돋친 말에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았다.
집안의 필요 때문에 언제고 끝이 날 사이니까.
“우리 결혼이 몇 년, 아니 몇 개월이 될지는 몰라도 난 그 시간 동안, 할 건 다 하고 싶거든.”
시작은 꽤 가벼웠다.
“이럴 때마다 나 혼자 환장하는 건 아니지?”
그가 야한 말을 속삭일 때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을까?
끝이 나버릴 관계라는 걸 알면서도 다 주고 싶었다.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사랑하면 미련이든 뭐든 남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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