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일 생각하면, 터질 것 같으니까."
* * *
그가 텀블러를 들고 하얗게 질려 있는 여자를 진득하게 바라봤다.
무거운 침묵이 탕비실 안에 가득했다.
“일 잘하는 건 알겠는데 잔머리 굴리고 눈치 빤한 거. 순수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너’ 같은 스타일 제일 별로.”
마치, 난 보기 좋게 그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입이 떡 벌어졌다.
“평소에 사심 있었다고 고백하니?”
“그만하시죠.”
쥐고 있던 커피믹스 잔이 조만간 손에서 떨어져 땅에 뒹굴기 직전이었다.
“가짜 스캔들을 만들어 주겠다고 하면서, 자는 건 가능하다?”
“공태석 부장님!”
“어디서 이런 모순덩어리 같은 게 불쑥 나타났지.”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데, 그는 자신도 인정하지 못하는 어떤 감정들을 이미 꿰뚫고 있었다.
“그 톤 높은 목소리로 내 이름 좀 그만 불러. 그날 일 생각하면, 터질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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