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의 창 역시 닫아 놓은 상태라 적당히 어두컴컴했지만 낡은 나무문 사이로 얇게 비집고 들어온 햇빛이 천장에 일렁이고 있었다.
“하….”
빈센트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작게 숨을 뱉어 냈다.
건장하고 긴 목 가운데 목울대가 울렁대며 넘어가는 게 아찔하게 보였다.
나직하게 울리는 그의 신음에 공명하듯 몸 어딘가가 찌릿하게 울렸다.
그 대단한 빈센트 글렌 굴드.
그 대단한 미친놈이 자신에게 애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이한 통쾌함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이 순간만큼은 그가 온전히 그녀의 손안에 있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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