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당야사 [선공개]

별당야사 완결

“벗어라.”
조선에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임금의 외숙, 이판 김 윤.
여인을 탐하고자 하는 윤의 눈빛은 맹렬했다.
서그락 서긋-. 
조용한 방안에서 비단치마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윤의 귓가를 자극했다. 
옷자락 스치는 소리마저 이리 아찔한데 저 여인과 살을 스치는 소리는 어떠할까. 
생각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머릿속으로 수 백 번, 수 천 번을 들쳤던 치맛자락이 눈앞에서 펄럭이고 있었다. 
사라락-. 곱게 매듭지어진 옷고름이 그녀의 하얀 손아래에서 나풀거렸다. 
“이제 되었습니까?”
어느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의 몸은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웠다.
비운의 왕자, 진양군이 역모에 몰리자, 그를 살리기 위해 야음(夜陰)을 틈타 윤의 앞에 앉은 이화의 눈빛은 진지했다.
그녀는 어엿한 반가의 여식, 또한 오늘 진양군과 가례를 치러야 했던 여인이었다.  
“소녀, 남녀의 교합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대감의 손길에 모든 것을 맡기겠나이다.”
정혼자를 살리기 위해 몸을 내던진 이화와 남몰래 은애하던 그녀를 갖기 위해 악역을 자처한 윤의 야사(夜事)가 시작됩니다.
* 본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조선시대를 바탕으로 한 가상 인물들의 이야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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