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먼저 말해라. 이혼하자고.”
시어머니가 들이민 한 장의 사진.
그 안에는 혜수의 남편, 주혁과 한 여자가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권주혁은 사랑하고 싶었던 남자였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줄곧.
“우리, 이혼해요. 더 이상 투명 인간으로 살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주혁은 혜수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이혼은 절대 안 돼. 당신은 아직 내 아내야.”
그 와중에 혜수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혁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 * *
“나한테 여자는 당신 한 명뿐이야.”
“…….”
“예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주혁의 나직한 목소리가 혜수의 귓가를 울렸다. 곧이어 부드러운 입술이 다가왔다.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것.
그것은 쾌감도, 욕망도 아니었다.
지독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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